MAGAZINE B 50th : SEOUL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현재의 동네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25년차 서울러다. 부모님 모두 서울이 고향이셔서 명절날 민족대이동을 겪어본 적이 없었고- 어린 시절 ‘먼 곳’의 정의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1시간 거리의 서울 시내였을 정도로 모든 행동반경이 서울에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서울을 소개하라면 어떤 점을 소개해줘야 할지 선뜻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런 주저함에 변명을 조금 하자면, 근 18년의 배움 속에 나 스스로가 한국지리에 관심이 없기도 했고 지금 있는 곳에 대한 고민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도시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 것은 제 3자의 평을 접한 대학입학 후의 일이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는 ‘서울, 낯설게 보기’에 도전 하고 있다. 하지만 20여년간 은연중에 자리잡은 서울의 이미지가 커서인지 좀처럼 진행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던 중 접한 <매거진 B: SEOUL>의 출간소식은 여러 면에서 기대감을 주었다. 아마도 그간의 도전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같은 공원을 산책할 때에도 외국인과 내국인이 느끼는 감정은 분명 다르다. 그것은 낯선 공간을 각자의 경험과 비교함으로써 나타나는 본능적인 사고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나는 20대 중반 서울거주민의 한 명으로서 몇 가지 흥미로웠던 또 한편으로는 아쉬웠던 것들에 대한 글을 남기고자 한다. 아직 당신의 도시에 소홀했던 누군가가 있다면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책은 패션과 리빙, 스테이, 음악, 다이닝, 그리고 커피까지 6개 씬(scene)의 서울을 다룬다. 혹여 서울만의 패션- 서울만의 음악 등 ‘서울만의 것’을 기대한다면 명쾌한 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콘텐츠는 각자의 분야에서 유명한 매장, 혹은 브랜드를 소개한다. 여기서 ‘유명한’의 기준은 2-30대의 SNS 핫 플레이스인데- 그간의 <매거진 B>의 구성을 보면 SNS를 이용하여 브랜드의 평가나 후기를 소개하지만 5주년 특집호에서는 그것이 콘텐츠를 선정하는 기준이 되지 않았나 싶다.
50호는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좀더 상세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나름의 뷰포인트가 있다. 경복궁 골목에 자리한 카페 mk2의 인쇄업이 단적인 예인데-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 대부분이 몰랐던, 대중에게 거의 홍보가 되지 않았던 프로젝트들이 크리에이터를 통해 작업의도부터 향후 계획까지 직접적으로 소개된다. 기존의 소비자들이 단순 공간을 경험하는 것에 그쳤다면, 좀 더 깊이 있는 체험을 유도하는 셈이다. 물론, 동시에 후기의 비중이 줄어들어 소비자의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기도 하다. 씬 3, 스테이는 그 점이 특히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텔이 더 이상 특별한 날에 가는 상징적 장소가 아님에도, 소개되는 콘텐츠는 포시즌이나 네스트 등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글의 대부분이 로비공간이나 식당, 홀 등의 공유공간에 대한 평이 많아 호텔 본래 기능에 충실한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함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박찬용 에디터의 에세이, ‘서울형 젠트리피케이션의 공식’이 나같은 서울토박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글이다. 해방촌, 한남동, 익선동 등 최근 서울 내 세련된 17곳을 '힙 17'이라고 부른다. 이 힙 17을 지도에 표시하면 오각형이 된다고하여 힙 펜타곤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포인트는 이들이 형성되는 조건에는 최소 2개이상의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거시적으로 관찰하며 서울을 공식화했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읽으면 힙 펜타곤에서 생활하며 무심하게 지나쳤던 것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질 것이다.
<MAGAZINE B: SEOUL>은 출간된 지 1달만에 초판이 전국적으로 품절되었다. 재고 ZERO- !서울의 색다른 점들은 찾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가 반가운 것은 도시를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내 익숙한 공간을 재고하도록 만드는 쉬운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니 새삼 중년의 서울 거주자 혹은 내 또래의 타지 사람과도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낯설게 보기에 도전 중일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의 뇌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길 바란다.
161116 Seoul _ R : Jc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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