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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오늘 쓰는 어제 일기 12 .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는 중고서점
책 욕심 많다. 한번 읽은 책, 다시 읽는 경우 거의 없지만 빌려보기보다는 사는 편이다. 수험생 당시, 책 사는데에 돈 아끼지 말라는 아빠의 조언이 지금의 소비 습관까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읽고 싶은 책이 많아 매달 지출이 크다.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평소 쿠폰을 많이 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돈이 줄줄 새는 것은 막는 정도는 아니다. 누가 문화생활 지원비로 월 5만원씩 주면 좋겠다. 그런 정책 안생기나? 여하튼. 그래서 신간이 아니라면 중고서점을 먼저 찾는 편이다. '중고서점'이라는 단어는 왠지 고서, 수험생 필수 문학도서가 가득할 듯 고루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예상외로 분야가 다양하다. 고서는 물론 문제집, 성경, 소설, 에세이, 시집까지-. 기간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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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11.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마음으로 읽는 책
서점에 가면 단골집처럼 들르는 코너들이 있다. 첫 번째, 잡지. 과거, 최신 트렌드를 전하기 바빴던 잡지가 최근에는 좀 더 일상을 만끽할 수 있는 주제들로 바뀌었다. 비건 요리법, 미스터리 소설처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책들도 많다. 이제는 웬만한 단행본보다 힙하달까? 두 번째는 취미/실용 분야. 감 매거진이 출간된 지 만 3년이 되었다. 출간 당시 일하던 직원 모두 유통에 경험이 없었던 터라 총판에게 모든 일을 위임했었다. 하지만 몇 차례의 실수와 관리 부족으로 작년부터 서점과 직접 거래하고 있다. 그때부터 서점에 들르면 틈틈이 책 위치와 수량을 파악한다. 마지막은 국내 신간 에세이 코너. 많은 장르 중에서도 에세이를 좋아한다. 궁금하지 않나? 이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살까? 저런 직업으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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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10. 평생 몇번이나 있으려나, 스위트룸.
졸업을 앞두던 겨울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얘기했다. 우리 일 시작하기 전에 여행을 다녀와야 하지 않겠어?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넘치는 시간과 다르게 지갑은 홀쭉했으니까. 그렇게 떠나자고 약속한 지 어언 6년. 나와 박나우씨는 어느덧 사회생활 3년에 접어들었다. 대기업이었다면 대리쯤 됐으려나? 둘 다 직위 없는 직장을 다니니 만년 사원이지만. 여하튼. 당시랑 비교하면 지갑은 넘칠정도는 아니더라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바닥났고 몇 년 만에 겨우 일정을 약속을 잡고 호캉스를 떠났다. 하지만 어느하나 순탄하지는 않았다. 서로 함께하는 여행은 처음인지라 여러가지를 파악하기 바빴다. 가격대는? 여행지는? 강릉, 속초, 인천? 주변에 어딜 돌아다닐거야? 고심 끝에 결정했다. 밀레니엄 힐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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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9. 평소보다 바지런한 휴가
마지막 일기를 쓴지 2주가 지났다. 14일은 아주 빠르게 지나갔다. 2분기 연말정산, 기획회의, 사무실 정리 - 여러가지가 머리 속을 휘저었다. 하나하나 처리할 수록 마음이 차분해졌고 마침내 기다리던 휴가가 왔다. 휴가 전날 밤은 항상 설렌다. 남들 모두 쉬는 주말이 아니다. 나혼자 나, 혼자. 쉬는 날이다. '누군가 열심히 일할때 나는 열심히 놀아야지-' 하는 청개구리 심보가 휴가날에도 마음껏 쉬지 못하게 한다. 이번 휴가도 마찬가지다. 주말 포함- 11일의 연휴 동안 일정이 빡빡하다. 첫날이었던 어제는 대장을 꼬셔 자전거를 탔다. 오전 7시, 평소라면 출근 버스속 딱딱한 의자에 몸을 묻은 채 잠들었을 테지만 오늘은 다르다. 남이 굴려주는 버스 대신, 내 두발로 바퀴를 굴려 땀을 쏟는다. 그리고 새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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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8. 여름밤의 맥주는 인내심을 테스트해
퇴근길 90분은 길바닥에서 보내기엔 무료하고 아까운 시간이다. 다시말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성과를 보기에 적당하다는 말이지. 암, 책을 봐도 20 페이지는 거뜬하고, 뜨개질을 한다면 10줄 이상을 만든다. (어제 옆자리 사람이 뜨개질하는 사람을 보니 그렇더라) 술자리를 위해 체력을 보충하는 늦은 낮잠시간으로도 딱이지. 사실 나는 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한다. 어제는 오랜만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켰다. 내가 선택한 영화는 . 평소 을 좋아하는데, 그와 유사한 콘텐츠로 뜨더라. 상영시간은 90분이 좀 넘지만 이정도면 괜찮다. 영화는 '힐링'이라는 주제 말고는 그리 닮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지겹다. 하지만 새로운 영화를 선택하기엔 애매하다. 마실 것 없이 고구마를 밀어넣는 기분으로 꾸역꾸역 보고 있을 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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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7. 남의 돈 빌리는 일이 쉽겠냐마는 -
퇴근 후 소파에 앉아 회사 일로 구시렁대고 있으면 엄마가 말한다. 남의 돈 받는 게 쉬운 줄 알아? 아, 당연히 알지. 그래서 매일매일 찌들어도 열심히 출근하는 거 아냐. 근데 말이야, 겪어보니까 남의 돈 받는 거보다 은행 돈 빌리는 게 더 힘든 거 같아. 지난주 월요일, 대출 한도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에 갔다. 소득 증명서, 고용보험증명서- 서류가 부족해서 퇴짜 맞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말 동안 만반의 준비를 했다. 9시 땡- 은행의 내부를 가리던 블라인드가 올라간다. 바로 2층으로 올라가 담당 직원을 찾았다. 무슨 일로 방문주셨나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직원은 계장이라고 했다. 대출 한도 좀 알고 싶어서요. 떨지 않고 침착하게 말한다. 투명한 아크릴 파티션 아래로 준비한 서류를 밀어 넣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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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6. 가장 가깝고도 조심스러운 관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잠깐 수술 때문에 병원에 계실 때, 다른 환자들이 태블릿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게 굉장히 부러우셨나 봐요. 어느 날 태블릿 컴퓨터 사달라고 하셔서 제가 하나 사드리고 작동법을 가르쳐 드렸어요. 그리고 옆에다가 다 써놨어요. 그런데 제가 커피숍에서 일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전화로 작동법을 모르겠다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설명을 하다가 30분 동안 똑같은걸 물어보시길래 짜증을 냈어요. '아빠, 다 써드렸잖아요. 제가 설명해드렸잖아요.' 그랬더니 웃으시면서 '아이, 내가 참 이런 거 빨리 배웠었는데 이제 좀 어렵다' 이러시더라고요. '제가 지금 일하는 중이니까 다음에 가서 설명드릴께요'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그러고 아빠가 떠나신 다음에 병원에서 짐을 챙기는데 라는 책을 사 놓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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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5. 회사에서 유체이탈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자주 넋을 놓는다. 멍-하게 있기보다는 눈을 마주치고 적절히 맞장구치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데, 주로 상대방의 옷차림을 훑거나 회사의 일을 곱씹는다. 분명 표면적으로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내 정신은 다른 세상에 있다. 유체이탈이 특별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이런 나쁜 습관이 빛을 발하는 때가 있는데, 바로 회의 시간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회의에서 나눈 대화를 100이라 했을 때 주제에 맞는 말은 평균 70이 안된다. 웃기지 않은 우스갯소리, 했던 말의 반복, 대화의 주제와 맞지 않은 이런저런 얘기들은 5분 채 안되지만 업무시간의 피로도를 가증한다. 그럴 때면 내 정신건강과 업무효율을 위해 열정적인 눈빛, 표정을 유지하면서 진지하게 딴생각을 한다. 어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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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4.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좋아하는 일 한정
업무 시간, 재미로 본 MBTI 테스트는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했다. 시끄러운 거 너무 싫어하고, 잡담 같은 것도 잘 못하고 싫어함. 인간관계 계산적. 스스로도 고쳐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낯면도 모르는 이의 블로그를 통해 읽으니 화가 나기보다는 신기했다. 많은 표현에 공감했지만 딱 하나, 반박하고 싶은 것이 있다. 엄청 게으르고 미루기의 끝판왕. 게으른거? 맞다. 요리, 설거지, 청소처럼 일상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일들은 취미가 없다. 자취하는 동안 밥 차리는 게 귀찮아 맥주만 마셨더니 고등학생 시절의 몸무게까지 살이 빠지기도 했다. 어차피 다시 해야 한다면 애초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자세. 미래 남편 기억해- 그런 나도 빠르게 추진하는 일이 있으니, 바로 소비다. (어쩌면 돈을 버는 유일한 이유)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