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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일기-

오늘 쓰는 어제 일기 12 .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는 중고서점

책 욕심 많다. 한번 읽은 책, 다시 읽는 경우 거의 없지만 빌려보기보다는 사는 편이다. 수험생 당시, 책 사는데에 돈 아끼지 말라는 아빠의 조언이 지금의 소비 습관까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읽고 싶은 책이 많아 매달 지출이 크다.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평소 쿠폰을 많이 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돈이 줄줄 새는 것은 막는 정도는 아니다. 누가 문화생활 지원비로 월 5만원씩 주면 좋겠다. 그런 정책 안생기나? 여하튼. 그래서 신간이 아니라면 중고서점을 먼저 찾는 편이다.

 

'중고서점'이라는 단어는 왠지 고서, 수험생 필수 문학도서가 가득할 듯 고루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예상외로 분야가 다양하다. 고서는 물론 문제집, 성경, 소설, 에세이, 시집까지-. 기간한정으로 소모되는 잡지를 빼면 대부분 있다. 신간, 베스트셀러의 비중도 높다. 소비량이 많을수록 폐기량도 많은 법이니 판매량이 많은 베스트셀러가 중고서점의 단골 손님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 중에는 발간이 1년 채 되지 않은 따끈한 신간도 있다. 신간을 판 사람들은 분명 소비하는 법을 아는 이들일 거다. 가격도 정가보다 30~50% 저렴하다. 예를 들어 14,000원의 책이라면 10,000원 이하, 품질이 낮다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다. (물론 나는 품질이 최상, 또는 상을 찾는다) 

 

그곳에 들르면 항상 몇 권을 들고 고민한다. 이걸 살까- 저걸 살까? 한번도 펴지 않은 듯 옆면이 접히지 않은 상품은 관심이 없던 책이라도 욕심이 난다. 어디서 이 가격에 새책을 구하겠나. 결국 계산할 때는 두 권을 올려놓는다. 원래 사려던 것, 새 상품인듯 보이는 책 중 가장 멀끔한 것. 그래도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에서 한 권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 그리고 오늘도 건졌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가 떠난 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설렌다. 오늘따라 조영남의 화개장터가 생각난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알라딘 중고서점 합정점. 다른 지점과 다르게 서점 뒷켠에 정원이 있다. 환경이 쾌적한 탓인지 20대 손님이 많이 보인다. 

 

2020년 7월 22일

오늘 쓰는 어제 일기, 끝.